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와 재산분할, 법원 판단 기준은?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게 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원인을 제공한 쪽을 우리는 ‘유책배우자’라고 부릅니다. 유책배우자란 외도, 폭력, 경제적 방임, 부당한 대우 등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를 일으킨 배우자를 의미합니다. 혼인의 본질은 서로의 권리와 의무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데 있지만, 이를 무너뜨린 배우자는 법적으로 책임이 따릅니다.

그러나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이혼 청구’와 ‘재산분할 청구’는 서로 다른 법적 개념이며, 이에 따른 접근도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먼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에 대한 법원의 입장을 알아보겠습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불가

대법원은 ‘유책주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혼인 관계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법적 원칙입니다. 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고 혼인 파탄의 책임을 외면하는 것으로 보아, 사회적 도덕성과 법적 정의에 반한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예외가 존재합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도 예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이 혼인을 계속 유지할 의사가 전혀 없고, 오히려 복수심이나 감정적인 이유로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
• 부부 쌍방의 책임이 비슷하거나 어느 한쪽의 책임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 혼인 파탄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여, 혼인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없어진 경우

예시로 알아보기

예를 들어, 남편과 아내가 모두 각자 다른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면 누구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지 명확히 가리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청구는 유책 여부와 무관

이혼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쟁점은 ‘재산분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책배우자는 재산분할도 불리할 것이라 오해하는데요. 실제로는 다릅니다.

재산분할은 기여도 중심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기간 중 협력하여 형성한 ‘공동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를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혼인 기간 중 형성된 재산에 대한 기여도입니다. 즉, 재산을 형성하는 데 유책배우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면, 그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는 정당한 권리로 인정됩니다.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 청구 가능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 기여도를 기준으로 나누는 권리로, 유책 여부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 청구는 가능합니다. 단, 이와는 달리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 청구는 유책배우자에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의 차이

많은 이들이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혼동합니다. 두 개념은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구분	재산분할	위자료
개념	혼인 중 형성된 공동 재산을 나누는 것	이혼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기준	혼인 중 기여도	유책 여부 및 혼인 파탄 사유
유책배우자의 청구 가능 여부	가능	불가

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 인정 사례

법원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유책배우자의 재산분할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 혼인 기간 중 유책배우자가 가정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경우
• 유책 사유가 이혼 전후의 특정 시점에 발생하였지만, 그 이전에는 성실히 혼인 생활에 참여한 경우
• 상대방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거나 재산 형성에 유책배우자의 역할이 분명할 경우

재산분할 시 고려되는 요소들

재산분할은 단순한 반반 나누기가 아닙니다. 법원은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혼인 기간
• 자녀 양육 유무
• 경제적 기여도
• 재산 형성에 기여한 직접·간접적 노력
• 직업 및 수입
• 향후 생계 유지 가능성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보면,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혼인 기간 중 실질적으로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재산분할은 정당한 권리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유책배우자 관련 법률 상담 시 주의할 점

유책배우자라면 법적 권리를 주장하기 전 다음과 같은 점들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혼 청구의 가능성 여부 확인
  본인이 유책배우자인 경우, 일반적으로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지만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재산 형성 과정의 자료 정리
  본인이 재산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입증할 수 있어야 재산분할 청구 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위자료 청구 가능 여부 구분
  자신이 유책배우자인 경우, 위자료를 받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유책배우자는 법적으로 일정한 제약이 따르지만,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재산분할 청구권은 유책 여부와 무관하게 인정되는 권리로, 혼인 기간 중 공동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가 있다면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혼은 감정적인 갈등만큼이나 법적 분쟁도 치열해지기 쉬운 분야입니다. 본인이 유책배우자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이혼 청구의 가능성과 재산분할의 범위에 대해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후 신중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혼 위자료와 세금에 대해서 알아야 할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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